전부 다 스포 있으니 스포 싫어하시면 돌아가세요.  

이미 1화에서 약혼한 커플이긴 하지만 오다치, 나나코 커플은 2화에서 만나게 된다. 

 

오다치는 약혼 후 나나코를 만날 수 있게 되자 "이제서야 만났네요."라면서 안고 눈물. 나나코가 등을 쓰다듬으면서 달래준다. 연상연하 커플이긴 하지만 오다치가 자기 감정에 복받쳐 우는 것 조금 어린애 같다고 느꼈다. 

 

 

이 장면 너무 예뻤다. 이미 사랑에 빠진 남녀가 벗꽃이 있는 다리 위에서 처음 만나게 되는 장면. 

얼굴을 보지 않고 목소리와 대화만으로 사랑에 빠졌지만, 둘은 만난 뒤에 서로에게 더 만족하게 된다. 제작진과의 대화-독백에서 나나코도 오다치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지만, 오다치는 제작진과의 대화에서 상상보다 백 배 더 아름답다고 말했을 정도. 

선이 곱고 우아하고 단아하고 딱 무용 선생님 느낌. 

 

첫 커플이고 오다치가 순수해보여서 잘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쉽게도 해피엔딩은 아니다. 

오다치가 변해서인데, 마음이 변한 것이 아니라 행동이 변해서다. 

약혼 후 떠난 휴가지에서 나나코를 배려하는 행동이나 같이 있는 시간을 즐겁게 보내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고, 혼자 노트북을 하거나 휴대폰을 보거나 뒤로 빠져서 지켜보기만 하는 행동을 한다.

결국 나나코는 휴가지에서 이별을 선택한다. 

오다치 심리를 이해하기 어려웠던 게, 좋아하는 마음이 변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나나코가 이별을 선택했을 때 굉장히 마음 아파했다. 다만, 소위 말하는 잡은 물고기 밥 주지 않는 심리처럼 보였는데, 내가 남자가 아니라 이 심리가 어떤 심리인지 모르겠다. 

오다치는 개그맨 출신. 포드 안에서는 나나코를 웃게 해주려 노력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고 유쾌하고 즐거운 분위기를 만들고. 이 모든 게 상대를 배려하는 행동.

그런데 함께 휴가를 떠나자마자 태도가 돌변한다. 나름대로 이유는 있는데, 제작진과의 대화-독백에서 이를 테면 이제 결혼할 상대니까 노력하지 않고 평상시처럼 대해야 한다, 나나코가 혼자 말하고 자기는 듣고 있는 것이 좋다, 나나코가 여행을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여서 자기는 특별히 무언가를 하지 않았다는 등의 이야기를 했고, 진심처럼 보였다. 

그런데 아무리 결혼을 약속한 사이라고 해도 어떻게 저런 이유로 열흘 만에 처음 만난 여자를 무시하다시피 방치하고 대화도 하지 않고 노트북으로 자기 볼 일을 보거나 휴대폰을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지?

아주 보수적이고 전통적인 가정에서의 아버지 역할, 옛날식 사고방식을 가진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점잖게 행동하고 가만히 있는 것과 사람을 앞에 두고 무시하듯 아무 말 없이 노트북만 하고 있는 것은 또 완전히 다른 차원의 문제인데...

 

아무튼 금사빠라서 빠르게 달아올랐다 빠르게 마음이 식은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금사빠는 믿을 게 못된다는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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