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번째 커플은 와타루 & 미도리.

개인적으로 가장 반전이었던 커플이다. 

 

 

와타루는 38살 IT회사 중역. 자기 입으로 성공한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고 해서 어떤 회사인지 궁금했다. 한 번 결혼했다 이혼한 적이 있다. 전 배우자와 연애와 결혼생활을 한 기간이 7년인가 10년인가 길었고 혼자가 된 지는 3년인가 5년인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던 것 같다. 길다면 긴 시간일 수도 있지만. 

 

 

와타루가 처음 마음에 들어하고 먼저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한 사람은 프리아다. 프리아가 도너츠를 좋아한다고 하니 도너츠를 선물한다.

프리아는 화려하고 이국적인 분위기의 미인인데, 상대의 관심과 다정함에 늘 감동하는 게 의외의 매력 포인트. 

두 사람은 해외생활을 한 경험이 있고 포드에서도 영어와 일본어를 섞어 대화한다. 

와타루는 자기와 비슷하게 일에 헌신적인 여성에게 끌리는 것 같다. 사려깊고 조심성 많은 성격인데, 감성적이기보다 건조한 성격인 것 같고, 여자도 자기가 잘 알고 자기와 비슷한 부류의 사람을 만나는 듯한 안전지향주의자 느낌. 

 

 

와타루와 프리아 둘이 잘 될 줄 알았지. 

그런데 미도리가 와타루에게 적극적으로 대쉬한다. 와타루와 프리아가 서로 호감이 있다는 걸 아는 상태에서 와타루에게 직진. 와타루와 프리아가 데이트하는 것에 대해, 제작진에게 남편의 공개적인 불륜을 보는 기분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질투심을 숨기지 않는다. 

 

 

미도리 감정이 고조되어 울면서 고백하는데 와타루 덤덤하게 고민하는 모습. 

 

다음 날. 미도리는 와타루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한다. 서로 대화한 내용을 바탕으로 서로를 좋아할 수 있을지, 결혼생활을 잘 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한 목적의 프리젠테이션. 

 

프리젠테이션 시작.

"오늘의 목표는 두 가지예요." 

이 부분 너무 오글거렸는데, 아무튼 여기서 와타루 마음이 확 기운다. 자기를 좋아해주고 자기를 위해 시간과 열정을 쏟아주는 미도리로 마음을 굳힌 것이다. 역시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서는 노력해야 하나봐. 

 

바로 마음을 정한다. 기업가라선지 빠른 결단. 

남자들은 이미 자기가 좋아하는 여자가 있으면 자기를 좋아하는 여자에게 흔들리기 쉽지 않다고 하던데, 꼭 그렇지만도 않은 건가. 연애실험 블라인드 러브 일본편에서는 남자들이 자기에게 표현해주는 여자에게 끌리는 모습을 보인다.

외모를 보지 않고 목소리와 대화만으로 데이트하기 때문에 상대의 진심을 더 궁금해하는 것 같기도 하다. 

 

 

와타루는 미도리가 자신이라는 개인을 바라봐줬다고 느낀다. 

모르겠어. 난 미도리가 이성적인 성격이고, 자신을 감성적으로 이해해주고 위로해주는 사람보단 능력있고 경제력도 있는 남자에게 끌리는 타입이라고 느꼈다. 자기가 일을 중요하게 생각하니까 일에서 성공한 남자에게 배울 점도 많고. 와타루는 전형적으로 성공한 남자 중에서 나름대로 귀엽고 사려깊은 면이 있고 대화를 통해 인간적인 면을 알아가면서 더 좋아진 것 같다고 느꼈다. 앞서 제작진 인터뷰에서 과거 남자들을 직업, 능력, 외모 등으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는데, 취향이 와타루 같은 타입으로 굳어져 있는 것 같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다음 만남에서 프리아가 와타루에게 마음을 연다. 

하 너무 예뻐...

나는 와타루가 다른 여자들을 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니까 상대적으로 프리아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했다고 느꼈는데, 프리아는 와타루가 어떤 마음인지 모르기 때문에 좋아하는 마음을 인정하기 어려웠다고 말한다. 

상대의 마음을 모르고 내 마음을 키워나가고 인정하고 나아가 고백하는 일은 어려운 일이다. 

 

 와타루는 정중하지만 단호하게 거절한다. 

이 여자, 어리고 예쁜데 멋있어... 

미국생활을 해서인지 미국인 같은 대사. 

 

남자 숙소로 돌아와서 우는 와타루. 마음을 정했지만 그래도 많이 좋아했었나봐. 상처줘서 미안해하고 있다. 이성적인 타입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감성적이어서 반전. 

 

 

프리아는 울면서 경쟁자인 미도리를 안아준다. 하지만 미도리가 괜찮냐고 묻자 괜찮지 않다고 솔직하게 대답한다. 

 

 

와타루, 미도리에게 청혼. 

 

미도리를 축하해주는 프리아. 

 

남자들도 이렇게 청혼에 성공한 동료를 축하해주는데, 이런 모습 너무 보기 좋았다. 같은 여자를 좋아해서 경쟁하지 않더라도, 짝을 찾아야 한다는 점에서 서로 경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서로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진심으로 축하해주는 모습이 보기 좋더라. 

게다가 사랑을 이룬 것을 저렇게 축하해준다는 게, 사실 현실에서는 별로 없는 일인 것 같다. 연애나 결혼을 축하한다고 해도 잔잔하게 축하하지, 저렇게 뭔가 성취한 것처럼 저렇게 기뻐하며 축하해주지는 않잖아? 일은 성취하는 시점이 있는데, 사랑은 성취하는 시점이 분명하지 않기도 해서 저렇게 극적인 순간은 오지 않는 것 같다. 

 

이 다리 촌스럽다고 생각했는데 볼수록 정들고 예쁘다. 

물에 반짝이는 것들 반사되어 찰랑이는 것 좀 봐봐.

 

와타루 함박웃음. 그런데 한껏 멋을 낸 헤어스타일이 평소보다 나이들어 보인다.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면, 미도리가 와타루의 외모를 별로 맘에 들어하지 않기 때문에. 

 

"뷰티풀걸" 하고 외치며 안고 들어올려서 뽀뽀하는 장면.

오글거리기도 했지만 너무 의외의 장면이었다. 의외의 열정남이네. 

 

미도리가 상상하던 외모와 완전히 다르다. 더 섬세한 외모일 줄 알았다고. 더 섬세한 외모 = 더 잘생긴 외모라는 뜻이겠지.  

 

하지만 와타루는 미도리의 외모가 마음에 든다. "뷰티풀걸" 하면서 안아올린 것만 봐도.... 

 

 

"오래 걸렸네요. 저 때문에 기다리셨죠?"

이 말 남자든 여자든 자기 좋아하는 사람에게 하긴 좀 미안하지 않나. 고맙고 미안해서 한 말이겠지만, 마음의 크기가 기운 채 시작했다는 것을 확인하는 말이기도 하고. 좀 오글거렸다. 

 

 

짝사랑과 질투심에 힘들었던 미도리...

 

하지만 와타루의 외모가 마음에 드는 것은 아니다. 

 

이 커플이 반전커플인 건, 처음에는 미도리가 적극적이었지만, 관계를 시작한 후에는 미도리는 흔들리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는 와타루가 변치 않고 헌신적인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신중하게 선택하지만 선택 후에는 지고지순한 타입? 가장 이상적인 성격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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