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번째 커플 - 미사키 & 카오루

이 커플도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커플이었다. 처음에는. 

 

정신적인 교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카오루. 

싱어송라이터고 진지하고 신중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이다. 노래하는 목소리가 정말 예쁘다. 

남자는 미사키. 케냐 야구 대표팀 감독으로 일본과 케냐를 오가며 지낸다. 

단순하고 해맑고 장난기 많은 성격이다. 큰 고민 없고 속에 화도 없어서 화낼 일도 없다. 불쾌한 상황도 웃음으로 넘기는 장점이 있는 타입.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는데, 미사키가 좀 더 적극적이다. 

카오루가 미사키에게 끌리는 이유는 알겠는데, 미사키가 카오루에게 끌렸던 이유는 잘 모르겠다. 나도 아무래도 신중하고 걱정이 많은 타입이라, 나를 좋아하고 이해해주면서 긍정적이고 웃게 해주는 사람을 만나면 좋아질 것 같으니까. 그래서 카오루에게 미사키가 잘 어울릴 거라고 생각하기도 했다. 

그런데 미사키가 카오루에게 끌린 이유는 단순히 카오루가 자신이 살고 있는 케냐에 여행한 적이 있다는 점 때문인 것처럼 보였다. 사람에게 끌리는 데 이유가 없고, 사는 지역은 연애나 결혼에 있어 당연히 중요한 점이긴 한데, 케냐 이야기를 함께 할 수 있고 결혼해서 자기가 사는 지역에서 함께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처음부터 좋아져버린 것처럼 보였다.

미사키는 첫 만남에서 케냐 이야기 때문에 잔뜩 흥분해서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이야기하지 못했다고 하는데, 사실 케냐 이야기 때문에 흥분한 건 미사키 뿐. 카오루도 즐겁게 이야기했겠지만, 정말로 흥분한 건 미사키 뿐 아니었을까. 미사키는 본인 기분에 너무 도취된 느낌. 사실 자기가 호감이 있어서 본인만 즐거웠을 뿐인데 상대도 자기와 함께 있는 시간을 즐거워했다고 믿는 사소한 착각들이 연애를 시작하는 계기이긴 하지만...

 

 

카오루는 미사키에게 호감이 있다. 

아버지에게 문제가 있어 가정이 행복하지 않았던 컴플렉스가 있었는데, 미사키처럼 밝고 긍정적인 사람이라면 자신의 컴플렉스를 이해하고 웃어 넘겨줄 것 같다고 느낀다. 소심하고 진지한 여자와 밝고 긍정적인 남자는 잘 어울린다. 

 

 

미사키는 청혼하고 싶다고 말하는데, 뭔가 믿음이 가지 않는 태도. 뭐 나한테 믿음을 줄 필요는 없고, 카오루만 좋으면 됐지. 

카오루처럼 신중한 성격이 누군가에게 마음을 여는 데 시간이 걸리는 건 당연. 카오루는 그런 마음의 키 차이를 이해해준다면 미사키와 같이 하고 싶다고 대답하지만, 미사키는 한 발 물러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이번에는 좀 더 진지하고 적극적으로 청혼한다.

 

그래, 청혼은 이렇게 해야지! 

 

 

조심스럽지만 지금 미사키의 감정에 대답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고 말하며 청혼을 받아들이는 카오루. 사실 10일 안에 약혼을 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일정은 촉박하다. 그런데 이런 연애 서바이벌 보면 갇힌 공간에서 사랑을 찾는 것을 유일한 과제로 지내기 때문에 마음이 더 빨리 발전하는 것 같다.

이렇게 자기 감정에만 충실할 수 있는 공간이 현실에는 없다. 감정도 감정인데, 내일 출근도 해야 하고 카드값도 내야 하고 신경쓸 일 투성이. 상대와의 관계에서도 이것저것 생각할 게 훨씬 더 많겠지.

 

 

남자 동료들 헹가래 치며 축하해준다.

현실에서 서른 넘은 남자가 고백 성공했다고 헹가래 쳐주는 일을 상상할 수나 있나.

이것도 다 갇힌 공간에서 자기 배우자를 찾는 데 모든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인 것 같다. 요즘에는 고등학생들이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해서 성공하더라도 이렇게 축하해주지 않을 듯. 

암튼 이 공간에서는 사랑을 찾는 것이 유일한 숙제고, 사랑을 찾는 데 성공한 사람들을 모두가 축하해준다. 

 

 

사람은 자기에게 없는 면을 가진 상대에게 끌리는 것 같다. 

그런데 그게 좋은 관계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별개의 문제다. 

 

 

 

벗꽃 다리. 달도 있었네. 예뻐서 캡처. 

 

이 장면도 예뻐서 캡처. 카오루도 이국적인 미인이라 전형적인 일본인이나 동양인처럼 생기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기모노 너무 잘 어울리더라. 

 

 

내 말이. 한 쪽이 섬세하고 우울해지기 쉬운 성정일 때 다른 한 쪽이 밝고 긍정적이어서 상대를 웃게 해주면 좋을 것 같다. 반대로 섬세한 성격인 쪽은 상대를 더 사려깊게 배려해줄 수 있을 거고. 서로의 부족한 점을 채워줄 수 있는 조합.

 

 

이 커플도 남녀 모두 서로 외모를 보고 더 마음에 들어하게 된 커플. 

특히 카오루는 엄청 철 없는 장난꾸러기를 상상한 것 같은데, 그보다 준수한 외모여서 마음에 들어하는 듯. 걱정이 많았는데, 생각보다 외모가 준수해서 실제보다 더 안심하는 것 같기도 하다. 역시 외모는 중요. 

 

 

두 사람에게는 결혼까지 한 달의 시간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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