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라임자산운용과의 관계

1) 지분관계 

슈펙스비앤피는 PCB(인쇄회로기판) 공정 자동화 설비와 패션, 화장품 사업 등 서로 상관없어 보이는 여러 분야의 사업을 펼쳐왔는데 최근 2~3년간 경영권 매각이 잦았다. 

슈펙스비앤피 홈페이지 캡처


마지막 최대주주였던 트라이덴트는 당초 지분율이 12% 정도였다. 회사는 2018년 5월 4일 전환사채(CB)를 크게 발행한 상태였는데 1197만 9782주(17.08%)가 라임에 돌아갔다. 이후 라임이 CB로 주식을 전환하면서 라임(미전환사채 포함)의 지분율이 2019년 하반기 한 때 29.6%까지 치솟았다. CB 전환으로 인해 총 발행주식이 늘면서 기존 주주들에게는 지분율 희석효과가 발생했다. 이 결과 최대주주인 트라이던트는 주식(745만여주)을 팔지 않았음에도 지분율이 절반(12%대→6.76%)로 하락했다.

라임자산운용 로고. 정말 라임색이다.


라임의 지분은 계속 시장에 팔리고 있다. 환매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연말에만 수백만주가 매도됐는데 아직도 20%대의 지분(미전환사채 포함)이 있다.

아래는 2020년 1월 10일 라임자산운용의 5% 공시이다. 주식은 1월 9일 기준 3.88%에 불과하나, 미전환사채 물량이 많아 라임자산운용 해산/청산되면 지속적인 전환->환매가 이루어지면서 주가가 흘러내릴 가능성이 높다.

만약 라임자산운용과 사기/주가조작을 공모한 경우에는 상장폐지도 가능하다. 

 

 

 

2) 캄보디아 리조트 개발 프로젝트 파이낸싱

비즈조선에 따르면 슈펙스비앤피와 라임자산운용은 일반적인 투자사-피투자사 관계가 아니라는 지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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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딜 가져온 것은 라임 투자받은 슈펙스비앤피슈펙스 대표, 이종필과 도주한 심씨와 증권사 동기이해관계 복잡… "보통의 투자사·피투자사 관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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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자산운용은 캄보디아 리조트 개발 프로젝트파이낸싱에 1억 달러를 대출해줬다가 돌려받지 못하고 있다. 캄보디아 건은 지난해 10월 환매 중지된 라임 플루토 FI D-1호에서 투자했다. 연 금리 13%의 조건으로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루토 FI D-1호는 환매가 중단된 3개의 모펀드 중 가장 규모가 크다. 지난해 10월 초 기준 자산 규모가 약 9700억원이다.

그런데 이 사업을 처음 개발한 주체는 라임으로부터 투자자금을 유치한 코스닥기업 슈펙스비앤피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연매출이 수백억원 수준인 슈펙스비앤피가 캄보디아 리조트 설립 건을 자체 추진하려다가 자금 부담 때문에 라임에 넘겼다는 것이 관계자들 설명이다. 중간에 라임자산운용의 '아바타(분신)'라는 의혹을 받고 있는 라움자산운용이 개입해 있는 등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움 자산운용 홈페이지 소개. 연회장으로 많이 사용되는 라움아트센터에 소재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투자설명서에는 리조트 부지가 공항 근처라고 돼 있는데 실제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덩그러니 빈 땅만 있는 곳인데, 맨 처음에 어떻게 투자 결정이 내려졌는지 의심된다"고 했다.

슈펙스비앤피가 지난 2018년 8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제출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슈펙스비앤피는 그해 5월 라움자산운용과 함께 캄보디아 해외 사업에 착수했다.

슈펙스비앤피는 "당사와 라움자산운용은 유니온디벨롭먼트그룹(Union Development Group)과 해외사업 양수도 합의서를 체결했으며, 회사는 실사보증금으로 1000만달러를 매도회사의 계열사 외르디벨롭먼트(Eure Development)에 지급했다"고 했다. 여기에서 언급되는 유니온디벨롭먼트가 캄보디아 현지 시행사이자 대출을 받은 곳이다.

라임과 슈펙스비앤피가 캄보디아 개발에 착수한 시점에 양측은 지분 관계를 처음 맺었다. 라임은 2018년 5월 4일 슈펙스비앤피 전환사채(CB) 1197만9782주(17.08%)를 인수했다고 공시했다. 지분 투자와 해외 사업이 동시에 추진된 셈이다.

 

3) 리베이트 의혹

라임과 슈펙스는 인적 네트워크로 얽혀 있다.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은 증권사 출신 심모씨와 동반 도주했는데, 슈펙스 윤강혁 대표는 심모씨와 증권사 공채 동기다. 이 전 부사장은 심씨와 윤씨를 통해 다수의 코스닥 기업 오너 등을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멤버 중에는 최근 행방이 묘연한 엔터테인먼트 사업가 이모씨도 있다. 이씨는 엔터업계 큰 손 중 한명이다.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긍정적으로 생각하면 동기끼리 서로 좋은 사업을 추천한 관계라고 할 수 있지만, 캄보디아 상황을 보면 그렇지 않을 것으로 추측된다"면서 "성공 가능성이 낮은 사업을 고객 돈으로 인수하고, 리베이트(뒷돈)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2. 라임자산운용 사태 

라임자산운용(이하 라임)은 최근 수년간 덩치를 키우며 한국형 헤지펀드 1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2019년 7월 라임자산운용이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불공정 거래를 했다는 혐의로 시작된 수사가 진행됐고 이후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 등이 불거졌다. 이에 2019년 금감원은 파킹 거래, 부실자산 매각, 수익률 돌려막기, 도미노 손실, 좀비기업 투자 등 각종 의혹을 살펴보기 위해 라임자산운용 검사에 나섰다.

2019년 10월 9일 라임이 처음으로 6천200억원 규모의 펀드 자금을 환매 중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하면서 파문이 일기 시작했다. 처음 문제가 된 펀드는 사모채권이 주로 편입된 '플루토 FI D-1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같은 메자닌이 주로 편입된 '테티스 2호'에 재간접 투자된 펀드들이었다.

라임은 같은 달 14일 기자간담회에서는 2천436억원 규모의 무역금융펀드 환매도 추가로 중단했으며 총 환매 중단 금액이 1조3천363억원에 이를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며칠 뒤 금융감독원이 자유한국당 성일종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서는 라임의 환매중단 규모 추정치가 1조5천587억원으로 더 커졌다.

다만, 당시만 해도 라임 사태는 주로 코스닥시장의 침체에 따라 CB와 BW 등의 가치가 급락해 발생한 유동성 문제로 파악됐다.

CB나 BW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주가가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초과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주가가 떨어지면 제값을 받기 위해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작년 10월 국회의 금감원 국정감사에서 라임 사태에 관해 "유동성 리스크와 관련된 부분에서 라임자산운용이 실수했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 역시 "일단 기다려보자"는 관망세가 컸다.

그러나 지난 11월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이종필 부사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이종필 부사장이 영장 심사에 출석하지 않고 도주해 수사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연말에는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의 투자처인 미국 헤지펀드의 운용사 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IIG)이 헤지펀드 손실을 숨기고 최소 6천만달러 규모의 가짜 대출채권을 판매하는 등 증권사기 혐의로 자산 동결 등의 제재를 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2020년 1월 10일까지 분쟁조정 신청이 100건 넘게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라임 사태는) 지금까지 있었던 금융사건과 질적으로 다른 매우 심각한 사안”이라며 “저축은행이나 동양증권 사태 등은 실물에 문제가 생긴 것이지만 이건 사기다. 사기성 거래로는 초유의 사건”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 아무도 모른다. 투자자도 기관도 모르는 상황을 금융당국이 명확하게 해 줘야 한다”며 “금감원 권한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어서 검찰의 강제수사권을 동원해서라도 빨리 작업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 전 부사장을 잡지 못하면 사건의 전모가 파악이 안 될 가능성이 있다”며 “(피해가 발생한 부분은) 남은 자산을 갖고 배분해야 하는데 제대로 될 수 있겠냐는 문제도 있다”고 지적했다.  

 

3. 사업 

① 인쇄회로기판(PCB) 장비 사업 ② 패션 유통 사업 ③ 화장품 유통 사업을 한다. 

1) 인쇄회로기판(PCB) 장비 사업

슈펙스비앤피는 로더/언로더를 주로 생산한다. 내수시장 점유율이 높고 중국 수출도 증가하고 있다.

2) 패션유통 사업

해당년도의 정상제품을 판매하는 멀티브랜드 스포츠전문샵을 운영한다. 또한 충남 아산의 프리미엄 테마형 복합 쇼핑몰인 퍼스트빌리지의 매장을 운영한다. 

3) 화장품 유통 사업

중국의 온라인 화장품 판매 유통망을 통해 화장품 유통 사업을 한다. 

 

 

 

 

3. 재무

부채와 부채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유동성도 좋지 않다.  

 

 

2017, 2018년 대규모 영업이익 적자를 냈지만 2019년 흑자전환했다. 영업에서 개선이 있어서가 아니라 대규모 전환사채 발행>전환으로 인해 재무구조가 개선되었기 때문이다.

2018년 제이케이인터내셔널을 매각함으로써 매출액이 감소했다. 

 

 

 

4. 지배구조

(주)트라이던트가 지분의 6.76%를 소유한 최대주주이다. (주)트라이던트는 슈펙스비앤피 대표이사/사장인 윤강혁 씨가 지분의 50%를 소유하고 있는 법인이다. 따라서 윤강혁 씨가 오너인 셈이다. 

2017, 2018년에 신규사업에 대거 진출했다. 

 

 

 

 

5. 주가

주가는 2018년 하반기부터 흐르는 중이다. 최근 라임자산운용 매도 물량이 나오며 거래량이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6. 정리

* 시총 350억 원. 

라임자산운용이 전환권을 행사하여 주식을 장내매도하고 있다. 이 전환가액이 주당 500원이어서 주당 500원 이하에서는 매수해도 된다고 투자를 권유하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보통의 경우에는 금융기관은 전환가액보다 높은 금액으로 주식을 매도하여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예상하고 전환권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기관 전환가격을 보고 매수하는 것은 효과가 있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라임자산운용의 전환권 행사는 일반 금융회사의 전환권 행사와 동일하게 볼 수 없다. 손해를 보고서라도 정리해야 하는 상황에서 전환>장내매도하는 것이어서 라임자산운용을 믿고 전환가격 근처에서 매수하겠다는 것은 위험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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