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제유가 하락은 사우디와 러시아의 원유 전쟁 때문이다.

3월 23일까지 경과는 아래 글에 쓰여있는데, 상황이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요약하면 코로나 19로 소비가 위축되어 국제유가가 하락했는데, 국제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사우디와 러시아가 생산량을 감축해야 한다. 그러나 러시아는 미국을 견제하기 위해, 사우디는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 오히려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사우디 아라비아에 에너지부 소속 고위 관료를 보내서 감산을 설득한다고 했지만 전혀 효과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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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30일,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5월부터 하루 원유 수출량을 사상 최대 규모인 1천60만 배럴로 올리겠다고 국영 SPA통신을 통해 밝혔다.

사우디 에너지부 당국자는 이 매체에 "코로나바이러스로 국내 원유 소비량과 발전용 연료 수요가 줄어들었기 때문에 하루 60만 배럴 정도 수출량을 상향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즉, 원유 생산량을 감축하는 것이 아니라 사우디 국내에서 쓰이지 않아 남는 원유를 수출하겠다는 것이다. 국제유가시장에 공급이 늘어나면 유가는 하락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자료에 따르면 그간 사우디의 최대 원유 수출량은 1980년 하루 922만 배럴이었다.

사우디는 OPEC+(OPEC과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대체)의 감산 합의가 지난 3년간 유지되면서 원유 수출량을 하루 700만 배럴 초반대까지 낮췄으나 3월 31일로 감산 기한이 끝나면서 4월부터 1천만 배럴로 수출량을 높일 방침이다.

사우디는 이달 6일 러시아와 감산 협상이 결렬되면서 산유량을 공격적으로 대폭 늘리는 '유가 전쟁'을 선언했다.

사우디는 4월부터 전체 산유량을 하루 1천230만 배럴로 늘릴 계획이다. 이는 2월보다 27% 많은 양이다.

타스 통신은 30일 사우디 소식통을 인용해 사우디 국영석유사 아람코가 4월로 예고한 산유량 증산 계획을 일정대로 실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사우디의 공격적인 증산 정책을 강하게 압박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5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에게 전화해 증산하지 말라고 압박했다. 미국으로서는 국내 셰일오일의 생산 단가를 맞추려면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를 웃돌아야 하기 때문이다.

미 상원의원 6명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최근 보낸 서한에서 "사우디와 러시아가 미국에 맞서 경제 전쟁을 시작해 미국의 에너지 지배력이 위협받게 됐다"라며 "사우디가 OPEC을 탈퇴해 산유량 증산 정책을 철회하라고 요청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이어 "(사우디에 대한) 관세, 무역 제한부터 (불공정무역) 조사, 세이프가드, 제재까지 더 많은 대책도 고려해야 한다"라면서 강경한 보복성 대책을 주문했다.

미국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주가 지역구인 상원의원 2명은 사우디 주둔 미군을 철수하는 내용의 법안을 제출, 사우디에 대한 압박을 높였다.

3월 31일 사우디 아라비아의 산유랑 증산 계획을 앞두고 미국 증시는 3%대 하락했다. 국제유가뿐 아니라 미국 내 코로나19 사망자 수가 증가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어려운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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