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상승률 상위 차트는 온통 원유 인버스 EFT, ETN이다. 

주말 동안 원유 가격이 크게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주까지 일반 개인투자자들은 원유 가격 상승을 믿고 원유 ETN, ETF에 몰렸다. 3월 중순부터 일평균 거래대금이 10배 가까이 상승하고 일부 종목은 물량이 동날 정도였다. 트럼프가 원유 가격만큼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원유 가격 하락은 미국 셰일산업에 직격탄이다. 트럼프는 미국 경기 방어를 위해 국제유가 하락을 필사적으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원유 ETN, ETF에 투자한 것은 합리적인 투자로 보였다.

나도 들어가려고 했는데 19일 타이밍을 놓쳐서 망설이던 중이었다. 

그런데 원유가격이 더 떨어지면서 ETF, ETN 가격도 끝없이 하락하고 있다. 

아래 차트는 TIGER 원유선물Enhanced(H)이다. 

 

ETF와 ETN은 둘 다 지수-인덱스에 가격이 연동한다는 점, 즉 수익구조는 비슷하다. 그 외에는 많은 차이점이 있는데 ETN이 좀 더 복잡한 상품이다. ETF는 실물을 담고 있고 ETN은 실물 없이 수익증권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인버스 ETF와 ETN은 장기보유 목적이 아니라 헷지를 위해서 단기보유 목적으로 투자한다고 치면 구별할 필요가 적다. 나는 이 글에서는 별로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서 생략하지만, 둘의 차이를 자세히 설명하는 블로그가 많으므로 다른 블로그를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다. 

 

지금 국제유가가 하락하는 이유는 두 가지인데, 코로나19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유가 치킨게임 때문이다.

일단 근본적인 이유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유가 하락이다.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글로벌 경제 충격으로 원유 수요가 감소하면서 유가가 떨어지고 있었다. 

유가 하락을 막기 위해서는 산유국들의 감산 조치가 필요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거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러시아는 감산 합의에 실패했다. 오히려 양국은 감산 합의 실패 이후 가격 인하와 증산 계획을 밝히며 `치킨게임`에 돌입해 유가 하락을 부추겼다.

이러한 `유가전쟁`은 러시아가 미국을 정조준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사우디는 감산을 제안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감산을 하면 미국 셰일업체만 이득은 본다며 사우디 제안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통이 수반되더라도 유가를 내려 미국 셰일오일 산업에 타격을 주겠다는 계산이다. 

푸틴... 

그 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월 10일 무하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직접 전화 통화까지 했지만 설득에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도 다음날 바로 추가로 하루 100만배럴 증산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재 원유는 배럴당 20~30달러까지 떨어졌다. 

 

실제로 국제유가 급락은 미국 셰일산업에 직격탄이다. 퇴적암(셰일)층에 고압의 액체를 분사해 원유와 가스를 뽑아내는 셰일산업이 채산성을 갖추려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40~50달러 이상은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가 `감산전쟁`에 따라 배럴당 2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셰일업계는 생존을 위협받게 됐다. 막대한 빚을 낸 셰일업계가 도산 위기에 몰리면 여기에 대출을 해준 금융회사마저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 

결국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2020년 3월 19일 유가 급락으로 타격을 입고 있는 미국 석유 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총 7700만배럴의 미국산 원유를 매입하기로 했다. 이는 사실상 배럴당 40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채산성을 갖는 미국 셰일가스 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이 사들일 7700만배럴은 전 세계 하루 원유 생산량 8000만배럴을 육박하는 규모다. 이날 종가(배럴당 25.22달러) 기준으로 19억4200만달러(약 2조4000억원) 규모에 이른다.

미국의 이번 조치로 그동안 급락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폭등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3월 18일보다 배럴당 23.8%(4.85달러) 급등한 25.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역대 최고 상승률이다.

그러나 유가 상승 추세는 하루도 유지되지 못했다. 하지만 하루 만인 20일 다시 큰 폭으로 떨어졌다. 


결국 2020년 3월 20일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정부 대표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사우디와 러시아 간 `유가 치킨게임`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20달러 선 붕괴 위협에 놓인 상황에서 사우디의 감산을 설득해 유가 하락을 방지하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사실상 배럴당 최소 40달러 이상을 유지해야 채산성을 갖는 미국 셰일업계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에너지부 소속 고위 관리를 보낼 계획이다.
이 고위 관리는 최소한 수개월 동안 리야드에 파견돼 국무부 소속 관리와 기존 에너지 담당자들과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이는 미국이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전략비축유 구입에 이은 두 번째 카드로 해석된다. 고위 인사가 사우디에 상주하면서 사우디 정부를 설득해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근본적으로 전 세계 원유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 산유국들이 감산에 나선다고 하더라도 유가가 계속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러한 유가 하락은 미국 금융시장의 `뇌관`이 되고 있다. 막대한 빚을 낸 셰일업계가 도산 위기에 몰리면 여기에 대출을 해준 금융회사들마저 큰 위험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증시 폭락세도 이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3월 20일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는 다시 2만 선과 7000 선이 붕괴됐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913.21포인트(4.55%) 하락한 1만9173.98에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지난주 17.3% 하락률을 기록해 주간 기준으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10월(-18.2%)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아울러 이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34%, 나스닥지수는 3.79% 하락했다. 지난주 기준으로 S&P500지수는 14.98%, 나스닥지수는 12.64% 하락했다.

 

그리고 오늘 3월 23일 월요일 우리나라 장도 코스피 -83.69 포인트, 코스닥 -23.99 포인트 하락했다. 

 

올해 2020년 11월 미국 대선이 있기 때문에 트럼프는 어떻게든 국제유가를 잡고 경기를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다. 계속 일시적인 대책이라도 내놓을 것이고 그러면 유가는 요동칠 수 있으니 지금 당장 유가 인버스에 투자하는 것은 불안하다. 나는 순발력이 좋지 않은 사람이라 인버스엔 투자하지 않을 예정이다. 일단 조금 더 지켜보면서 언제 국제유가 상승에 배팅해도 좋을지를 다시 살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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